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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 2017년 09호
외과의사가 보는 한국 간세포암종 진료가이드라인
외과의사가 보는 한국 간세포암종 가이드 라인을 살펴본다. 실제로 간세포암이란 어떤 것이며 어떤 치료를 받아야 되는지 알아본다.
글_박상재(국립암센터) 기자 | 2017-11-2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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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암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2009년 한 해에 약 16,000명(남자 11,913명, 여자 9,774명) 발생하여 발생률 5위의 암이고 2010년 한 해 동안 11,205명이 사망하여 사망률은 2위인 예후가 불량한 암이다. 간암의 5년 생존율은 ’92‘95년의 경우 10.7%에 불과하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향상되어 ’05-‘09년에는 25.1%에 이르렀다. 이는 국가암조기검진 사업의 활성화로 간암이 조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늘었고 그 외 영상진단 및 간이식술의 발전, 표적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법의 도입 등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원발성간암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간세포암종이 전체 간암의 80% 이상을 차지하여 간암이라고 하면 간세포암을 일컫는 경우가 많다. 간세포암종은 진료하는 의사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하게 적용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표준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간세포암 진료가이드라인이 여러 나라 및 학회에서 발표되었다. 유럽간 학회(EASL)는 2000년에 간세포암종 진료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고(2012년 개정) 미국간학회(AALSD)은 2005년(2010 년 개정),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은 2010년에 각각 진료가이드라인을 공표하였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2003년, 대한간암연구학회와 국립암센터가 공동으로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으며 2009년 그 개정판을 발표하였다. 이를 위하여 국립암센터 박중원 박사가 개정위원장을 맡았으며 소화기내과(분과위원장 최종영교수), 외과(분과위원장 서 경석교수), 영상의학과(분과위원장 정진욱교수), 방사선종양학과(분과위원장 성진실교수) 등 여러 분과에서 40여 명의 개정위원들이 약 8개월 동안 분과회의 및 합동회의를 거쳐 근거 중심의 개정안을 도출하고 자문회의 및 공청회를 거쳐 2009년 6월27일 개정안을 발표하게 되었다.

본 논고에서는 2009년 개정된 한국 간세포암종 진료가이드라 인의 내용을 요약하면서 특히 외과적인 부분에 대해 좀 더 깊게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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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간세포암의 진단 ───────────────────────────


간세포암은 간조직검사로 진단할 수 있지만 영상 및 종양표지 자검사(AFP) 등 비침습적인 방법을 이용해서도 진단할 수 있다. 조직검사로 진단한 경우 논란의 여지는 없겠지만 조직검 사가 어려운 위치가 있고 대개 간세포암종 환자들은 간경변증 이 동반되어 간기능 저하에 따른 출혈, 복수 등으로 조직검사 가 위험할 수도 있으며 조직검사로 암종 전파의 위험도 있다.

따라서 간세포암의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하는 경우는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로 제한되며 특히 수술이 예상되는 경우는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원칙이다. 종양이 2cm이상이면 ​역동적CT 또는 역동적MRI 중 하나 이상에서 간세포암에 맞는 소견이 나오면 진단이 되고 지름이 1-2cm 인 경우는, AFP가 200ng/ml이상이면 CT, MRI 중 하나 이상, AFP가 200ng/ ml 이하이면 CT, MRI, 간동맥혈관촬영술 등 세가지 검사 중 두 가지 이상에서 간세포암에 맞는 소견이 나오면 진단된다.

 

**권고사항** ──────────────────────────────────────

1. 임상적 진단

  위험인자(HBV 양성, HCV 양성, 간경변증)가 있으면서,

  혈청알파태아단백 ≥ 200ng/mL이면, 역동적 조영 증강 CT 또는 역동적 조영증강 MRI 중 한 가지 이상에서 간세포암종에 합당한 소견을 보일 때

  혈청알파태아단백 < 200ng/mL이면, 아래 영상검 사들 중 두 가지 이상에서 간세포암종에 합당한 소견을 보일 때   영상검사: 역동적 조영증강 CT, 역동적 조영증강 MRI, 간동맥혈관조영술

  단, 간경변증 환자의 2cm 이상 크기 종양은 역동적 조 영증강 CT 또는 역동적 조영증강 MRI 중 한가지 영상검사에서 간세포암종에 합당한 소견이 있다면 혈청 알파태아단백 수치와 관련없이 간세포암종으로 진단 할 수 있다.

2. 조직학적 진단

임상적 진단 조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간세포암종의 비전형적인 영상소견을 보일 때는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II. 간세포암의 치료 ───────────────────────────


간세포암의 치료법 결정을 위해서는 암의 진행 정도와 간 기능을 같이 고려해야 한다. 간세포암의 치료로는 여러 가지 수술적, 비수술적 치료법이 있으며 이를 크게 근치적 치료법과 비 근치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근치적 치료법에는 간절제술, 간 이식술, 고주파열치료, 알코올주입술 등이 포함되며 간세포암 환자의 치료법 선택에 있어 근치적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먼저 고려해야 한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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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절제술
간절제술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간절제 후에도 간 기능이 충분히 유지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간절제술 후 재발이 흔하므로 간절제술의 최선의 적응증은 재발의 위험이 상 대적으로 낮은 단일 종괴이며 이는 우리나라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근거 중심으로 만든 미국간학회, 유럽간학회의 가이드 라인에서도 동일하다.

상대적으로 뇌사자 간이식이 활발한 미국, 유럽에서는 단일 종양이라도 경미한 문맥압항진증이 있거나, 2-3개의 종양일 경우에는 간이식을 초치료로 권유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 일본 등 뇌사자간이식이 드문 나라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일본의 간암진료가이드라인에서는 종양 개수가 3개까지는 간절제술의 좋은 적응증이며 4개 이상에서도 절제 가능하면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하였다. 가이드라인 내용이 근거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실제로 모든 상황에 근거를 만들 수는 없다.

예를 들면 간세 포암종의 개수가 2개, 3개 또는 4개 일 때 경동맥화학색전술, 고주파열치료술 등 다른 치료법과 비교하는 연구는 현재 없으며 100년 이상 시행되어 온 간절제술에 대한 근거를 높일 수 있는 전향적, 무작위 연구는 애초에도 없었으며 간절제술이 표 준 치료인 지금은 더욱더 불가능하다.

거 중심(evidencebased)으로 평가할 경우,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에서는 간절제 술의 증거 순위는 II등급인데, 간절제술과의 비교연구로 유용 성을 인정받은 고주파열치료술의 증거 순위가 I 등급이 되는 모순이 있는 것이다. 2012년 개정된 유럽간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증거 순위(level of evidence)와 함께 권유 순위(level of recommendation)를 따로 추가하여 증거 순위만으로 추천하는 것을 보완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간절제술의 경우 증거 순위는 2등급(2A) 이지만 권유 순위는 1등급(IB) 이다. 

**권고사항(간절제술)** ────────────────────────────────

1.  문맥합항진증과 고빌리루빈혈증이 없는 ChildPugh 등급 A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간에 국한된 단일 종양은 간절제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증거순 위 II)

2.  경미한 문맥압항진증 또는 경미한 고빌리루빈혈증을 동반한 Child-Pugh 등급 A 및 상위 B 등급의 간세포암종은 간엽절제(hemihepatectomy) 미만 의 제한적 간절제술을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증 거순위 II).

3.  절제 후 간내 재발한 간세포암종에서 무병 생존기간이 길고 종양이 국소적이면 재간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증거순위 III) 


2. 간이식술

간이식술은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으면서 비교적 초기인 간세포암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적응증에 대한 논란이 많 으나 현재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는 5cm 이하 단일 종괴, 3cm이하의 3개 이하 다수 종괴 (밀란 척도)에서 권유되고 있 으며, 이 경우 5년 무병생존율은 70% 이상이다.  뇌사자간이 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유럽에서는 제한된 자원( 뇌사자 간)을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최선의 적응 증을 적용해야하지만 가족간의 생체간이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간세포암이 좀 더 심한 경우에도 공여자의 의지에 따라 간이식이 시행될 수 있다. 현재까지 절대 간이식을 시행하지 않아야 하는 경우는 주혈관 침범 또는 간외 전이 등이다.

 

**권고사항(간이식술)** ────────────────────────────────

1.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영상학적 혈관침범과 원격전이 가 없는 5cm 이하의 단일 종괴, 또는 3cm 이하의 3 개 이하의 다수 종괴의 경우(밀란 척도) 간이식은 효과적인 치료법이다(증거순위 II).

2.  다른 효과적인 치료법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 주혈관 침범이 없고 간 외 전이가 없는 간세포암종에서는 공여자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된 생체간이식은 밀란 척도 이상의 확대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증거 순위 III)

3.  간세포암종 환자가 간이식 대기 기간 중 이식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경우 국소치료법과 경동맥화학색전술을 고려할 수 있다(증거순위 III)

4.  경동맥화학색전술을 이용한 병기 감소가 가능한 일부 환자에서의 간이식은 UCSF척도 내 간이식과 유사한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증거순위 II)

5.  간절제술 후 재발한 간세포암종이 밀란척도 내인 경우 대부분 구제간이식이 가능하며 일차 간이식과 유사한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증거순위 II)



3. 비수술적 치료

비수술적 치료법인 국소치료술, 경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치 료 및 항암화학요법에 대해서 권고사항을 아래 정리하였다. 재고주파열치료가 대세인 국소치료법은 크기가 비교적 작고 (3cm 이하) 3개 이하 간세포암에서 절제술과 대등한 장기 예후를 보이고 있어 점점 많이 시행되고 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현재 간세포암의 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최근 비교적 진행된 간세포암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 항암제와 리피오돌을 쓰는 전통적인 방법이 가장 흔하지만 최근 약물방출미세구(drug eluting bead)를 이용한 화학색전술, Yttrium(90Y)을 이용한 방사선색전술이 도입되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방사선치료 역시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특히 문맥색전이 있는 경우 효과적일 수 있다. Sorafenib이 진행된 간세포암종에서 대규모 전향적 연구를 통하여 처음으로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이후 여러 표적치료제들의 효능에 대한 임상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권고사항(국소치료법) 1.  고주파 열치료술은 직경 3 cm 이하의 단일 간세포 암종에서 근치적 치료법으로 적용할 수 있다(증거순 위 I). 2.  고주파 열치료술은 종양 괴사 효과나 생존율에서 에 탄올 주입술보다 우수하다(증거순위 I). 다만 직경 2 cm 이하의 간세포암종인 경우 두 치료법의 효과는 동등하다(증거순위 II-1). 3.  임상적 시도중인 치료술들은 아직 기존의 표준적 치 료들과 대조연구가 없고 분석 가능 한 대상 환자 수가 적어, 표준적 치료 대상이 되는 간세포암종 환자들 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증거순위 II-3).

 
**권고사항(경동맥화학색전술)** ───────────────────────────────

 

1.  근치적 치료가 불가능한 간세포암종 중 주혈관 침범이나 간외 전이가 없는 경우에 TACE 치료는 생존율 을 향상시킨다(증거순위 I).

2.  수술적 절제술이나 국소 치료술이 어려운 경우 TACE를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시행할 수 있다(증거 순위 II-1).

3.  간문맥침범이 있는 간세포암종 중 잔존 간기능이 좋고 간 내 종양이 국소적인 경우 선택적 TACE를 시행 할 수 있다(증거순위 II-3).

4.  TACE로 불완전한 효과가 예상되는 간세포암종에서는 경피적 알코올 주입술(증거순위II-3), 고주파 열치료술(증거순위 II-2), 및 방사선치료(증거순위 III) 병용치료를 고려한다.

5.  임상적 시도중인 치료술들은 아직 기존의 표준적 치 료들과 대조연구가 없고 분석 가능한 대상 환자 수가 적어, 표준적 치료 대상이 되는 간세포암종 환자들에 게 일반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증거순위 II).


**권고사항(방사선치료)** ────────────────────── ──────────

1.  간기능이 Child-Pugh 등급 A 또는 상위 B 등급이면서 종양이 전체 간부피의 2/3 이하 인 경우 방사선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증거순위 II-3).

2.  간문맥 종양혈전증을 동반한 간세포암종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증거순위 II-1).

3.  간세포암종의 원발암 및 전이암으로 인한 증상을 완 화시키기 위해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증거순 위 II-2).


**권고사항(항암치료)** ────────────────────────────────

Child-Pugh 등급 A 또는 상위 B의 양호한 간기능과 좋은 전신상태를 갖고 있는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국소 림프절, 폐 혹은 뼈 등의 간 외 전이가 있거나 또는 다 른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고 암이 계속 진행하는 경우 sorafenib치료(증거순위 I) 또는 세포독성 화학요법( 증거순위 III)을 시행할 수 있다.

III. 맺은 말 ───────────────────────────────


지난 10년간 간세포암의 치료법으로 간절제술이 매우 안전해 졌고 간이식은 빠르게 발전하여 시행 예가 크게 증가하였다. 또한 경동맥화학색전술이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증거가 뚜렷해졌고 sorafenib등 표적치료제가 진행된 간세포암종의 표준 치료로 인정되는 등 간세포암의 치료는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간외과의들은 향후 진료가이드라인에서 수술적 치료법의 근거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이고 전향적인 연구를 활발히 시행해야 할 것이다. 향후 간세포암 진료가이드라인은 계속 변화 할 것이다.

대한암매거진 2017년 09월
지난 THEC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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